데이비드 베인 - 무죄로 최종 판결

편집자 0 2,549 2012.09.07 09:58
뉴질랜드 사법 사상 최대의 화제를 불러온 데이비드 베인의 살인혐의에 대한 재판이 결국 ‘무죄(Not Guilty)’로 종결됐다. 

데이비드 베인(37)은 지난 1994년 6월 20일 더니든의 에브리 스트리트 65번지 집에서 발생했던 자신의 일가족 5명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돼 13년간 수감됐다. 

당시 경찰은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베인(당시 22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기소했으나 그는 아버지인 로빈(58)이 어머니 마가렛(50)과 여동생들인 아라와(19)와 라니엣(18), 그리고 남동생인 스테픈(14)을 22구경 반자동 소총으로 차례로 살해한 후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죄 판결로 복역하는 도중에도 계속 무죄를 주장했으며 지지자들이 이 사건을 영국 추밀원(Privy Council)가지 끌고 간 끝에 2007년 5월 추밀원이 재심을 명령, 사건을 다시 뉴질랜드 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지난 5월부터 크라이스트처치 고등법원에서 재심이 시작됐다. 

13주 동안 이어진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지난 5일(금) 오후 5시, 7명의 여성과 남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5시간 50분 동안의 심리 끝에 그에게 무죄를 평결했다. 

이번 재심에는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물론 180명에 달하는 목격자와 3,700 페이지에 달하는 각종 증거들이 제시됐으며 법의학자와 병리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총 출동해 국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재판에서 검찰측은 각종 증거를 들어 로빈이 자살하지 않았으며 데이비드가 진범이라고 주장했으나 변호인단은 제시된 증거들이 데이비드의 범행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재판에 관련된 직원들의 직접 급여를 제외하더라도 최소한 400~500만 달러가 들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재판의 효율성에 대한 문제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은 뉴질랜드 판 ‘O.J. 심슨’ 사건으로 불리면서 재판규모와 비용, 동원된 인력, 국민의 관심도 등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현 사법체계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계기도 됐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당일 평결이 발표되는 현장에는 50여개 국내외 미디어가 총 출동했는데, 이 같은 언론의 관심은 1999년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문 이후 최대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이번 평결에 따라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했다고 여겨지는 그에 대한 보상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보상을 받기 위한 절차는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만약 그가 정해진 규정 이상의 보상을 신청한다면 자신이 무죄라는 것을 입증하는 또 한번의 재판을 거쳐야 하며, 이는 이번 재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증거와 타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 규정에는 잘못된 감옥살이를 했을 경우 보상금이 1년에 10만 달러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해 베인의 경우 모두 13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인은 9일(화) 14년 동안 그를 지원해온 조 카람과 함께 오클랜드로 떠났는데, 공항에서도 그를 알아본 지지자들과 포옹하는 등, 그는 국민 모두가 아는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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