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관계로 위기 빠진 노동당 돈 브래쉬 대표

편집자 0 2,299 2012.09.07 09:33
'여성' 때문에 위기빠진 뉴질랜드 제1야당 대표>
[연합뉴스] 2006년 09월 16일(토) 오후 04:11 가  가| 이메일| 프린트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뉴질랜드 제1 야당 대표가 최근 한 여성 경제인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공개되면서 정치 지도자로서 일생 일대 위기에 빠졌다.

집권 여당인 노동당이 이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향후 총선에서 도덕성 문제로 비화될 경우 자신은 물론이고 당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 외적인 문제로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는 국민당 돈 브래쉬 대표(66)는 지난 13일 모델처럼 빼어난 용모의 금발미인으로 투자회사 '에머랄드 그룹'의 대표이자 '경제인 원탁회의'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다이앤 포먼과의 혼외 관계가 처음으로 공개되자 이틀 동안이나 자취를 감추었다.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스캔들로 자신의 진퇴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는 소문도 정치권에서는 나돌았다. 
그러나 그는 이틀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나 자신의 퇴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5일 오클랜드에서 30여명의 기자들과 만나 사생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은 채 당 대표로서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먼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나는 한 번도 뉴질랜드 국민들을 오도한 적이 없다. 내 거취는 당 소속 의원들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국민당 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내 의사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당 소속 의원들도 표면적으로는 대부분 브래쉬 대표의 뜻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유권자들도 아직까지는 그의 편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브래쉬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압도적 다수인 70%가 '노(NO)'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당 일각에서는 결국 브래쉬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무리 본인이 사생활이라면서 입을 다물어도 계속 나쁜 소문이 이어지면 본인도 버티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정직과 청렴을 최대 무기로 삼는 정치인으로서 혹시 뭔가를 숨기거나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여당인 노동당에서 호재를 만났다며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그가 정치인도 다른 사람들처럼 사생활과 공적인 생활을 구분해서 보아 달라고 주장한들 공허한 얘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당 내부에서 차기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 준비은행 총재 출신 경제학 박사로 지난 2002년 4월 총선에서 국민당 전국구 후보로 정계에 입문한 뒤 비교적 순탄한 길을 달려온 브래쉬 대표가 이번 일로 벼랑끝 위험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계 진출 1년여 만에 당권을 거머쥐고 2005년 9월 총선에서 선전, 지리멸렬해 있던 국민당에 새로운 활력을 집어넣으며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부상하는 저력을 발휘한 그지만 결국 가정에 불화를 가져옴으로써 자신이 보호받고 싶어하는 그 사생활 때문에 오히려 도덕적 측면에서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가 지금 불화 속에 몰아넣고 있는 가정은 지난 1980년대 키위 수출협회 회장으로 있을 때 싱가포르 출신 비서인 제 란과 사랑에 빠져 두 사람 모두 가정을 버리고 재혼함으로써 이룩했던 바로 그 가정이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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