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몰려드는 중국 자본 - '황색공포' 논란

편집자 0 2,582 2012.09.07 21:48
“FTA 체결 후 中에 모두 뺏길라”… 
뉴질랜드에 불어닥친 ‘황색공포’
2000억 원대 낙농그룹 팔려
야당 “국가적 위기” 철회 요구

뉴질랜드가 중국과 2008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후 중국의 뉴질랜드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황색공포’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에 의한 대규모 인수합병이 이뤄지면서 산업 기반을 통째로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7일 AFP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달 낙농업체인 크라파팜스 그룹을 중국의 상하이펑신(上海鵬欣) 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매각 금액은 2억1000만 뉴질랜드달러(약 1984억 원)로 알려졌다.

야당인 노동당은 “뉴질랜드 산업에 대한 큰 타격”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또 다른 야당인 ‘뉴질랜드 제1당’은 “존 키 총리와 중국 공산당의 협잡”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크라파팜스 매각을 반대하는 견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의 투자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인 이유는 이번 거래에는 78.92km² 규모의 농장과 토지 매각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대규모의 토지 매각이 계속되면 중국 자본이 뉴질랜드를 다 사버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뉴질랜드 국토 면적은 26만8680km²다.

세계 최대 낙농업 수출국인 뉴질랜드에서는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자국 산업의 본류를 침식해 들어온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국이 FTA를 체결할 때만 해도 뉴질랜드는 대중국 낙농품 수출 확대를 기대했는데 역으로 안방을 내주기 시작한다는 지적이 많다. 녹색당의 러셀 노먼 공동당수는 “이번 결정은 외국 투자자에 토지를 내줘 식량 생산의 안정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로 하여금 세계 곳곳의 농지를 구입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키 총리는 “상대방이 단지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거래를 취소할 수는 없다”며 “호주나 미국 기업의 투자는 받아들이고 중국은 안 된다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뉴질랜드 외교부는 2015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200억 뉴질랜드달러(약 18조 원)까지 확대키로 한 만큼 이번 인수합병 제안을 거절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국 간 FTA 협정과 투자보장협정 위반일 수도 있다는 것. 뉴질랜드 정부는 야당의 반대를 외국인 혐오증이나 인종주의의 발로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중국은 3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앞세워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토지를 매입하려다 현지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출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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