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에서 캠퍼밴 타고 가족 여행 즐기기 (1)

편집자 0 8,819 2013.10.26 20:10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두 자녀와 함께 조기유학 생활 중 저희 가족들은 지난 3텀 방학즈음 이사와 남편 방문, 남섬여행의 3단 콤보에 정신이 반쯤 나갔다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2텀 방학이 끝날 무렵부터 기획해던 남섬여행, 남편의 오랜 로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캠핑카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원래 불편한 걸 좋아하지 않는 뇨자... 그러나 인도서 dog고생하는 남편과 아이들의 추억만들기를 위해 이 한몸 희생했습니다.

 

이번에 여행하며 뉴질랜드, 특히 남섬은 캠핑카로 여행하기에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남섬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반은 캠핑카일 것 처럼 엄청난 수와 많은 종류의 캠핑카가 있었습니다.

우리 집은 한 덩치하는 남자 둘과 가녀린 여자 두명. 잠자리의 편의를 위해 6인용 모터홈을 빌렸습니다.

4인용 캠핑카도 여러 종류 있지만 침대의 규격이 살짝 퀸사이즈에 못미치는 지라 불편할 것 같아 넉넉하게 6인용으로 했습니다.

 

뉴질랜드 전역에 캠피장이 잘 되어 있죠?

그 중 특히 Top 10 Holiday Park가 시설이나 캠핑장 수에서 최고인 것 같더군요.

그래서 우선 Top 10 Holiday Park 회원에 가입했습니다.

2년 회원권에 50불인데 캠핑장 10% 할인을 비롯해 Apollo 캠핑카 10% 할인, 그 외에도 각종 할인 혜택이 있어

이 번 여행으로 본전 뽑고도 남았습니다.

 

우선 이 번에 렌트한 캠핑카를 소개합니다.

Apollo Euro Delux 6인용입니다.
내부는 키 큰 남자가 서도 넉넉할 정도로 천정이 높고

운전석 위에 고정식 퀸침대, 중간에 더블 침대로 변신하는 4인용 식탁,

그리고 맨 뒤에 퀸침대로 변신하는 더 큰 식탁 자리가 있습니다. 


4인용 식탁은 낮엔 식탁으로, 밤엔 더블침대로... 저 사다리를 올라가면 고정식 퀸침대가 있어요.

부엌도 있죠. 수도와 가스쿠커가 있어 요리할 수 있어요. 

사실 나중에 하수를 처리해야 해서 수도는 한 번도 이용 안했어요.게다가 캠핑장 부엌이 아주 잘 되있거든요. 저 가스렌지도 마지막 날 일반 캠핑장에서 딱 한 번 이용했습니다. 


맨 뒷좌석이 퀸 침대로 변신한 모습.

저 퀸 침대 밑에서 난방이 나오는데 저 위에서 자니까 온돌처럼 따땃해서 아주 좋았어요.

침대도 생각보다 아주 편하더라고요.

 

캠핑카 내부엔 화장실겸 샤워부스도 있는데역시 한 번도 이용안했어요.

나중에 오물 처리가 부담스러워서.... 모두 직접 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 침대시트와 이불, 베게, 타올 식기류 모두 제공됩니다.

 

캠핑장 한 번 보실까요?

우리는 이 번에 Greymouth, Fox Glacier, Wanaka, 그리고 Queenstown 의 톱 10 홀리데이파크를 이용했습니다. Lake Tekapo에선 톱10이 없어서 다른 캠핑장을 이용했고요.
모든 홀리데이파크에 공용 부엌과 식당, 세탁실, 뜨거운 물이 잘 나오는 화장실과 샤워실 시설이 있지만 그 중 Fox Glacier 와 Queenstown 홀리데이 파크는 시설도 좋은데다 캠핑장 위치와 경관이 특히 수려하고 아늑했어요.

우선 Fox Glacier 캠핑장.


캠핑장에 도착하면 우선 각 Site 마다 있는 전원연결 플러그에 전선을 연결하고 가스 벨브를 엽니다.

캠핑장 마다 캠핑카를 도킹할 수 있는 Power Site 가 충분해서 이 번에 저희는 미리 캐핑장 예약 안하고 다녔습니다.

(성수기인 여름에도 예약없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놀이터도 빠지지 않죠. 수영장이 있는 곳도 많습니다.

 

다음은 퀸스타운 톱텐 홀리데이파크.

퀸스타운은 참으로 아담한 도시라서 웬만한 곳은 다 걸어서 다닐만 하죠.

퀸즈타운의 홀리데이파크도 도심에서 약 60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요.

캠핑장에 차 세워 놓고 걸어서 밥먹으러 시내 다녀올 정도로 가깝지만,

정말 조용하고 아늑한 곳. 뒤에 개울 물 졸졸 흐르는 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평화로운 곳입니다.

너무 아늑하고 편안해서 여기 한 일주일 머물고 싶었어요.


이 번에 캠핑카를 이용해 보니 일생에 한 번은 해볼 만한 경험이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뉴질랜드 같은 도로와 캠핑장 조건이라면 최상이죠.
운전은 조금 지나면 익숙해 집니다.
트럭을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좌 우 폭이 넓어 특히 좁은 곳에서 회전 할 때 조심해야 하고 후진할 때는 뒤에서 누군가 봐줘야 합니다.
또한 높이 제한 있는 주차장에서는 꼭 내려서 확인 요망. 한 번은 높이 제한 3.1미터에서 저와 남편이 된다 안된다 잠깐 논쟁 했는데 내려서 확인 하니 결론은 안되는 것으로...
저희 캠핑카는 다행히 오토매틱이라 운전이 수월했는데 고속으로 달릴 때 승용차보다 확실히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바람이 심하게 불때는 옆으로 떠밀리는 느낌에 바짝 긴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달릴 때 문을 다 닫고 달리는데도 어딘가에서 바람이 자꾸 새어 들어와 상당히 추운 편이예요.

히터를 켜도 뒤쪽 캐빈 내부까진 온기가 전달 안되요.

추위 많이 타시는 분들은 겨울엔 좀 불편하실 듯.

차를 세우고 전기를 연결한 상태에선 가스히터를 작동시킬 수 있어요.

맨 뒤쪽 침대가 제일 따뜻하고 맨 앞쪽 고정식 침대는 거의 시베리아 벌판이라 추위 안타는 울 아드님이 사용했습니다.

가스히터를 너무 빵빵하게 틀었더니 마지막 날 가스가 다 떨어져서 히터 사용을 못했던...;;; 밤새 틀지도 않았는데...

가스는 시설이 있는 주유소에서 충전하실 수 있는데 저흰 저녁 때 발견해서 못했어요. (시골에선 주유소도 일찍 닫아요.ㅜㅜ)

가스 많이 쓰실 거고 기간이 길면 여유분 가스통도 채우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캠핑카 렌트비와 캠핑장 이용료를 합치면 일반 승용차 렌트비와 모텔 숙박비 합한 것과 얼추 비슷합니다. 
캠핑카의 최대 약점이라면 뒷좌석 승객들의 승차감이 그야말로 최악이라는 거죠.
좌석도 불편하고 심하게 흔들려서 멀미가 난다는 의견.
원래는 뒷좌석도 안전벨트 하고 다녀야 하지만 둘째 날 부터는 그냥 침대 펴놓고 누워서 다녔습니다. 그래도 불평 별로 안하고 그 긴 거리를 무던히 참고 다녀준 울 아가들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면 봉고차 같이 생긴 4인용 캠핑카가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부 천정은 낮지만 승차감이 아무래도 낫지 싶어요.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요.

 

여행 첫날은 비행기 타고 크라이스트처치 도착해서 캠핑카 빌리고 한국슈퍼 가서 라면, 햇반, 김 과자...등등 식료품 사다 냉장고 채우고 냅다 Greymouth 까지 달렸더니 해가 저물었네요.

 

이 번 여행의 오리지널 계획 루트는 대략 이랬습니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아픈 사연은  Day 3 이야기에서 확인하삼)


Day 1  Christchurch ---> Greymouth

Day 2  Greymouth   --->  Fox Glacier

Day 3  Fox Glacier  --->  Wanaka

Day 4  Wanaka  ---> Arrowtown  --->  Queenstown  --->  Te Anau 

Day 5  Te Anau  --->  Milford Sound  ( Coach 이용 )

Day 6  Te Ana  --->  Queenstown

Day 7  Qeen town  --->  Mt Cook & Lake Tekapo

Day 8  Lake Tekapo  --->  Christchurch

 

모두 최소한 하루 280km를 달려야 하는 강행군입니다.

여행 약 두달 전 대략적인 아우트라인을 잡고 비행기와 렌트카 예약을 했는데 세부 계획을 잡다보니 아무래도 하루 정도만 더 여유가 있으면 좋겠더군요.

그러나 비행기 시간을 옮기자니 저희는 타우랑가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라 저렴한 표가 더이상 없고하여

어쩔 수 없이 빡세게 달리자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레이마우스 가는길에 Arthurs Pass 라고 우리나라로 치면 대관령 고개 같은 데를 지나는데, 구간구간 길이 후덜덜하기도 하지만 경치가 아주 좋더군요. 이 구간은 Scenic Train Ride도 할 수 있습니다. 듣기로는 기차 가격도 상당하더군요.

중간에 요런 경치가 있습니다.
여기도 개인 목장인데, 푸른 초원 언덕 위로 난데없이 바위들이 듬성듬성 돌탑 처럼 놓여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두 호빗 (메리와 피핀)이 오크족들에게 납치되어 가고 그들을 뒤쫓아 아라곤과 레골라스 김리 삼총사가 추격할 때 달리던 로한 땅 초원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사진은 역광이라 바위들이 잘 안보이네요. 


이리하여 아더스 패스를 해가 아직 떠 있을 때 무사히 넘고 그레이마우스 톱텐에 안착했습니다.


다음편은 

Daum 카페   http://cafe.daum.net/tauranga33  에서 계속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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