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스트레스 - 김기오 목사

편집자 0 2,953 2012.09.09 23:32

스트레스

 

 이민자들은 조국을 떠나올 때의 갈등과 고민도 컸지만 이곳 뉴질랜드에서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며 살아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에서 겪는 심적, 인간적,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결코 작지 않다.

 여러 사건들과 여러 사람들에게서 크고 작은 마음의 상함과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현실이 싫어지고, 사람들과 만나고 섞이는 것도 싫어진다. 그러나 역설적인 말이지만 내 마음이나 삶의 현실에 닥친 문제 때문에 상처를 입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아직 내가 살아있고, 내 삶이 생동감 있게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는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한다.

우리의 삶이 만사가 형통하고 걸리 적 거릴 것이 없이 모든 일이 평탄하다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인생에 건너야 할 강과 넘어야 할 산이 없다면, 즉 삶의 난관과 스트레스가 없으면 그때부터 인생은 내리막길이다. 구태의연한 삶과 그저 편한 것 만을 찾는 사람은 깊은 생각이 없어지고 삶의 자극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타성에 젖게 되고 결국 바보가 된다. 자신이 바보가 된 것을 자신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영국인들은 북해산 청어를 좋아하는데 바다에서 청어를 잡아 포구에 도착하면 대부분 죽거나 싱싱하지 않은 청어를 먹게 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런데 한 어부가 잡아온 청어는 포구에 도착할 때까지 대부분 살아있고 싱싱했다. 그 이유는 어부가 청어의 천적인 큰 바다메기를 청어 속에 넣었기 때문이다. 청어들은 메기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긴장감을 가지고 생존을 위해서 도망 다니면서 움직였다. 그 과정에서 메기에게 잡아 먹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청어는 살아서 싱싱하게 뭍에 도착했다. 자신들을 공격하는 메기에 대한 청어들의 스트레스가 생존 본능을 부각시켰던 것이다.

 

목회자인 나는 설교준비를 할 때 원고를 써서 설교를 위한 리허설도 해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생생한 긴장감은 회중 앞에 섰을 때 비로소 느낀다. 교인들을 앞에 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 성령님께서 내게 큰 은혜를 주셔서 말씀을 전하는 사람과 말씀을 듣는 사람의 눈빛과 영혼이 부딪치는 자극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기간도 학기말 시험이나 리포트 마감시간이 임박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이다.

 

스트레스에는 '좋은 스트레스(Eustress)'와 '나쁜 스트레스(Distress)'가 있다.

- 황성주의 ‘스트레스도 약이 된다’ 중에서 -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나 과도한 긴장상태가 지속될 경우에 스트레스는 그 사람에게 파괴적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적당한 스트레스는 일의 추진력을 높여주고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키는 수단이 된다.

 

스트레스는 마치 양념과 같다. 음식의 맛깔스러움은 양념의 조화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스트레스는 '인생의 양념’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입맛을 버리고 양념이 들어가지 않거나 부족하면 음식이 맛깔스럽지가 않다. 스트레스는 음식의 양념과 같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많으면 우리의 마음과 삶에 독이 되고 적당하면 약이 된다.

 

지금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다면 내 앞에 닥친 유무형의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스트레스를 즐겨보자.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자신을 덮치는 파도의 힘을 이용하여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을 얻는다. 그리고 물에 빠지면 다시 파도가 올 때를 기다렸다가 파도 위에 올라 탄다. 우리 역시 인생의 스트레스를 파도타기를 하듯이 이용해야 한다. 우리가 ‘스트레스타기’를 할 수 있다면 보다 나은 고품격의 삶을 살 수 있다.

인생의 힘든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말장난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어쩌면 스트레스 중에 가장 큰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없는 스트레스'이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실직이나 해직 후에 암이나 성인병의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팽팽한 긴장이 풀리면 몸과 마음의 균형이 순식간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우리로 하여금 정신적 해이와 무기력에서 벗어나 오히려 일의 능률을 높이고 우리 삶이 전진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해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지식과 경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진정 자신의 삶에 위기가 닥쳤다는 생각이 들 때는 평범한 일상적인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역 발상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한다고 믿었던 천동설이 진리였던 중세 시대에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한다는 지동설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이 없으면 우리 인생은 삶의 난관 앞에 스트레스를 받고 불평과 원망 그리고 탓을 일삼는 옹졸하고 보잘 것 없는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고무줄을 적당히 잡아당긴 것과 같은 팽팽한 스트레스가 있어야 인생은 제 맛이 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는 잘 활용하면 인생의 활력소가 된다.

스트레스를 활용하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고, 인생에서 최상의 컨디션과 삶의 스피드를 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내 삶의 발전을 위한 공로자, 스승으로 모실 수 있다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전화위복의 축복과 은혜 주실 것을 긍정적으로 믿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타우랑가 한인장로교회 김기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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