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 “오래 참음과 기다리는 마음” - 김덕경목사

“오래 참음과 기다리는 마음”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믿는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기독교인들 중에 진정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은 나만의 기우일까?

우리 인간의 세계에서는 누군가를 믿기 위해서는 먼저 그 대상을 알아야 하고 또 다음에는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러면, 자 하나님을 믿는 내가 얼마나 하나님을 알고 있으며, 또 얼마나 하나님을 이해하고 있을까?

하나님을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무한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어떻게 감히(?) 이해할 수가 있단 말인가?

밤 하늘을 쳐다보면 수없이 많은 저 별들 중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별은 정말로 바닷가에 한 알의 모래알보다도 작은데, 그 많은 별들, 그 넓은 우주를 생각하고, 또 길모퉁이에 피어난 이름 모를 잡초의 꽃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무엇 하나 그분이 창조하신 것을 제대로 알 수 가있을까 하는 생각이 미치면 우리는 하나님께 대한 외경심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비하시켜지기도 한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 믿는 대상을 모르고는 전혀 믿을 수가 없다. 마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 대상이 여자이든 남자이든, 그 모습을 그리며, 자상한 마음씨를 생각하며 믿음을 갖게 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여기서는 기독교인을 칭함)는 얼마나 하나님을 안다고 할 수가 있을까?

어디서 어디까지 그분을 알고 또 이해하고, 믿는다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 인간들에게는 하나님을 이해하고 안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나를 생각해본다. 마치 아기가 갖 태어났을 때에 엄마의 젖을 물고 빠는 것이 물론 믿음보다는 본능에서 그리하겠지만 점점 자라면서 부모를 믿는 마음이, 부모를 알고 이해해서 믿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그냥 부모니까, 나를 보호해주시는 분이니까 하고 믿는 것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도 그분이 나를 알고 보호해주시니까 믿는 것이 아닐까?

성경은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또 사랑을 정의하기를 ‘오래 참고 오래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하나님은 곧 오래 참고 오래 기다리시는 분’인 것이다.

하나님의 오래 참음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사람 노릇을 하고, 또 제 몫의 일을 하기도 한다.

노아 당시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하나님께서는 물로서 세상을 심판하시겠다고 하시어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하셨다. 방주를 만드는데 120년이 걸렸다. 하나님은 120년을 참으셨던 것이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 노아의 여덟식구가 모두 방주에 올라도 일주일 후에 방주를 물에 띄우시겠다고 하셨다. 일주일을 더 기다리신 것이다. 혹시 누가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을까해서.. 

아브라함을 갈데아 우르에서 가나안 땅으로 보내시기 위해 하나님은 75년을 기다리셨으며, 모세를 쓰시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에집트에서 데리고 나오게 하는데 80년을 기다리셨다. 다윗이 벳세바와 간통을 했을 때에 하나님께서 진노하시어 다윗을 치셨으면 나중에 성군 다윗이 나왔을까?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생기기나 하였을까?

수많은 이스라엘 왕들이 섬기지 말라는 우상을 섬기고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할 때에 하나님의 진노가 그때마다 임했으면 이스라엘 민족이 뿌리나 남아있을까? 사도 바울은 어떨까? 로마 시인으로서 위풍 당당히 기독교인들을 잡는 재미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럴 때마다 하나님의 진노가 사울(바울의 옛 이름)에게 임했으면 지금의 기독교가 있기나 할 것인가?  아니 그리 멀리 볼 것도 없이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에게 하나님의 진노가 일찍 암치 내렸으면 지금의 내가 있을까? 하나님께서는 나를 60년이나 기다리셨다.

마찬가지로 우리들 주위에 내 눈(?)에 탐탁치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가끔 우리는 ‘하나님이 살아계시면 왜 저런 사람을 내버려 두실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순전히 우리의 시각이다.

하나님께서는 지금의 우리를 보시는 것이 아니다. 십 년, 이십년, 아니 오십년, 육십년을 기다리신다. 현재의 우리들이 아닌 미래의 우리, 즉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바라시는 실상들을 보고 계시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들을 보시면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금의 내 아이들이 비젼이 안 보인다 해도, 도무지 장래성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의 시각은 지금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먼 훗날의 아이들을 보시는 것이다. 먼 훗날의 아브라함을, 모세를 그리고 사도 바울을 기다리시는 것이다.

한자에 어버이 친(親)을 풀어보면, 나무(木)위에 서서(立), 멀리 나간 자식이 돌아오기를 보는(見)것이다. 멀리 나간 자식이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다리다가 나무에 올라가서 동구 밖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기다리는 모습이 바로 어버이 친(親)이다. 이처럼 어버이 마음으로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마음, 오래 기다리시는 마음,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