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시인유영호 0 2,461 2016.07.27 23:14
장식론 1
                           
          홍윤숙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은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보면
쇼윈도우에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을까
이 피에로 같은 생활의 의상은
무엇일까
안개 같은 피곤으로
문을 연다
피하듯 숨어보는
거리의 꽃집
젊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 손이
물기없이 마른
한 장의 낙엽처럼 쓸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군더더기
'장식론'의 대상은 성별의 문제를 떠나
나이를 먹어 가는 모든 사람 일테지요.
젊음에 대한 갈구가 여성만의 관심이겠습니까?
이 아침에 젊음 하나만으로도 눈부신 장식이었던,
그때 그 시절이 있었다고 구시렁거리면서.
아직은 빛나는 장식이 남아 있을 것이라 착각하면서
'안개 같은 피곤'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설마 저만 피곤한 것은 아니겠지요?
 
왁스/화장을 고치고
https://www.youtube.com/watch?v=98XhAsvf2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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