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시인유영호 0 2,393 2016.07.19 00:05
환한, 내 것이 네 것
 
                       이하석
 
사진을 찍어달란다. 사진기를 받아 조그만 창으로 내다보니 그들은 서로 환하게, 다시 붙는다. 서로 참는 모습이 아니다. 함께, 웃음의 맞불을 지핀다. 그녀의 부푼 가슴을 그의 팔꿈치가 지그시 짓이기는 게 보인다. 그런 걸 눌러 찍는다. 날 믿지 못하겠는지, 다시 확실하게 서로 間을 붙들어두려는지 한 번만 더 찍어달란다. 조그만 창으로 내다보니 그들은 다시 환하게, 붙는다. 함께, 웃음의 맞불을 지핀다. 그녀의 부푼 가슴을 그의 팔꿈치가 또 지그시 짓이기는 게 보인다. 그런 걸 또 찍는다. 그들은 고맙다며 카메라를 가져간다. 내가 찍은, 내가 가져야 할 가장 환한, 참을성 있는 장면을 금방, 빼앗아 가버린 저 날강도들!
 
#군더더기
시인의 마음을 동의하시죠? 
이 시를 읽으면 모두가 웃음이 가득할 것 같읍니다.
저, 날강도 같은 놈들! 눈치없는 놈들!
나쁜 놈들이네요.
그 모습이 나의 과거를 투영하고
반추하고 있다는 것을 몰라주다니.
지금은 도무지 할 수 없는 맞불을 지피는
사랑, 모습, 풍경까지도 얼마나 부러웠겠습니까?
환한, 내 사랑과 네 사랑이!
 
GUMMY (거미) - You Are My Everything
https://www.youtube.com/watch?v=huBFGZF6X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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