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561 2016.06.30 00:03
신파
        윤성택
 
때로는 삼류 쪽으로 에돌아야 하는
인생이 신파스러워
신신파스처럼 욱신욱신 열이 난다
순정을 척 떼어내자 소나기가 내리고
일제히 귓속의 맨홀로 고백이 휘감겨 들어간다
청춘에서 청춘까지 비릿한 것이 많아서
비밀의 수위에는 밤들이 넘치고 편지들이 떠다닌다
뜨거운 이마에 잠시라도 머물 것 같은 입술,
알싸한 그 접착을 지금도 맹세한다
내내 뜨거울 것, 그리고 내내 얼얼할 것
신파란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 눈물을 쏟는 것이므로
누군가 나의 눈으로 너를 본다 오래도록,
우리의 날들이 철 지난 전단지처럼 붙어 있다
아직도, 열이난다
 
#군더더기
나이를 더할수록 알겠더군요.
통속적인 것이 삶이라는 것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릴때
같이 웃고 울어주겠다는 그 님의
허망한 맹세로 봄날이 가버려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처음 본 남자 품에 안긴 댄서의 순정은 몰라도
나이를 더할수록 이건 알겠더군요.
산다는 것은 쏟은 눈물의 양만큼이나
깊이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막장드라마가 재미있고
트로트 가사가 가슴에 저미는 것은
누군가 나의 눈으로 너를 보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직도, 신신파스처럼 뜨겁고
얼얼하고 싶은 것을 보면,
제 삶은 분명 신파인 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 아이돌 노래도 좋아합니다. ㅎㅎ
 
문희옥/댄서의 순정
https://www.youtube.com/watch?v=FTc-BPzjP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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