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469 2016.06.27 07:19
약봉지에 가슴 찔리다
 
                            유영호
 
알약 한 알로 아침을 시작한다
작년 말부터 먹는 당뇨약이다
오래전의 건선약부터
종합비타민과 아내가 해준 한약까지
식탁엔 약봉지가 수북하다
하나 둘 늘어나는 약을 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울컥거린다
조금만 불편해도 병원을 들락거리며
온갖 약을 한 주먹씩 드실 때면
약에만 의지하지 말고 운동 좀 하라며
잔소리만 늘어놓았던 지난날이
가슴을 콕콕 찌르고 있다
내 몸 아프다고 뽀르르 혈압계 혈당계 사다
아침저녁으로 수치를 잰다고 부산을 떨면서
부모님 모시고 병원간 적은 몇 번인지
식탁 한켠에 늘어나는 약들이
불효했던 아들을 벌을 주고 있다
저 약봉지들을 보면서
내 아들도 나 같은 생각을 하다가
내 나이쯤 되면 또
가슴을 찌르는 통증으로 아파하겠지
 
#군더더기
금년들어서 제가 병원출입을 자주 합니다.
기계나 사람이나 60년을 돌리면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것이려니 하고
고쳐가며 살아야 하는 것인데
한움큼씩 먹어야 하는 약을 보면서
부모님께 내가 햇던 말들이 생각이나서
마음이 아파옵니다.
나이먹으면 어쩔수 없다지만
벌을 받는 것 같아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죄송스럽습니다.
 
유주용,이연실/부모
https://www.youtube.com/watch?v=yGZlsfcrq-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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