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764 2016.06.24 00:08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군더더기
그런 사람들이 시인이 듯이
엄청 고생이 되어도 그런 사람들이
정치인이고 목사고 스님이고
선생님이고 의사고 판사고
변호사고 건축가고 요리사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고 숨차!
분명한 것은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은
엄청난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진호/누군가의 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NbjfzMilSh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