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486 2016.06.14 00:02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군더더기
엄마는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은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그런 엄마가 열무 삼십단을 이고 장에 가셧는데
어두워지도록 돌아오지 않으니
어린 아이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어릴적 기다림이 떠오르는 시 입니다.
 
이은아/엄마생각
https://www.youtube.com/watch?v=wCapqMCzR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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