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333 2016.06.13 00:23
바람의 푸념
 
              유영호
       
바람을 본 적 있나요
바람을 잡아 보았나요
 
한 번도 만난 적 없어도
바람 따라 몰려다니며
치맛바람으로 아일 키우고
투기바람에 집을 늘렸잖아요
증권광풍에 펀드열풍
해외여행바람 싹쓸이쇼핑바람
기회만 있으면 호시탐탐
바람을 노리지 않으셨나요
짬만 나면 바람쐰다고
이 친구 저 친구 불러
나들이 가는 것도
다 바람 덕분이잖아요
 
그런데 왜 당신은
사랑이 깨질 때마다
바람을 탓하시나요
 
파경을 맞은 건
바람 때문이 아니라
바람을 붙잡지 못하고
마구 흔들리는 당신의 심지
때문이 아니겠어요?
 
#군더더기
이 시는 저의 두번쩨 시집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바람으로 부를 축척하고
바람으로 여행을 다니고
쇼핑을 햇으면서도
자기가 선택한 바람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바람을 욕하고 있습니다.
바람은 사실 아무 잘 못도 없는데...
 
나얼/바람의기억
https://www.youtube.com/watch?v=-T2XIVsuc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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