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398 2016.06.09 23:55
외도
 
        박완호
 
그리움의 거처는 언제나 바깥이다 너에게 쓴 편지는
섬 둘레를 돌다 지워지는 파도처럼 그리로 가 닿지 못한다
 
저마다 한 줌씩의 글자를 물고 날아드는 갈매기들,
문장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바깥을 떠돌다 지워지는 저녁,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섬일 성싶다
 
뫼비우스의 길을 간다 네게 가닿기 위해 나섰지만
끝끝내 다다른 곳은 너 아닌, 나의 바깥이었다
 
네가 나의 바깥이듯 나도 누군가의 바깥이었으므로,
마음의 뿌리는 늘 젖은 채로 내 속에 뻗어있다
 
그리운이여,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
 
# 군더더기
시인은 외도(外島)라는 섬에서 
외도(外道)를 생각했을까요?
제목이 중의적이라 참 재미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네가 나의 바깥이듯
나도 누군가의 바깥이기에,
그리움의 대상은 순환의 고리를
벗어날 수 없나봅니다.
그리움의 거처는 바깥이지만
마음의 뿌리는 내 안에 머물 수
밖에 없는 무한순환의 윤회처럼
되돌이가 되는 서로의 그리움, 그속에
"너는 항상 내 안에 있다"는 고백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옵니다.
또 주말입니다.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김돈규/내안에 너의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zbIdwX3T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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