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392 2016.06.08 00:08
적막한 바닷가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 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군더더기
욕심으로 채우는 것은
아무리 채우려해도 다 채우지지 않더군요.
더러는 고요하고 더러는 쓸쓸한 것이
더러는 비워지고 더러는 그리움으로
빛난 다는 것을 겨우 아는 나이 .
욕망으로 채웠던 것은 다 비우라는 듯,
적막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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