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671 2016.05.24 00:39
찬비 내리고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 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은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 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 군더더기
어떻해요?
극심한 사랑앓이가 너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이별을 통보할까 마음껏 눈부시지도,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헤어짐을 앞둔 사랑이라
물방울처럼 아슬아슬 위태롭습니다.
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신이 힘드실까 봐 나는 더 아픈,
이별을 예감하는 이 순간에......
성훈/이별이 오나봐
https://www.youtube.com/watch?v=aYGOcMMEm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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