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609 2016.05.19 23:21
떠나와서
 
         나태주
 
떠나와서 그리워지는
한 강물이 있습니다.
헤어지고 나서 보고파지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미루나무 새 잎새 나와
바람에 손을 흔들던 봄의 강가
눈물 반짝임으로 저물어가는
여름날 저녁의 물비늘
혹은 겨울 안개 속에 해 떠오르고
서걱대는 갈대숲 기슭에
벗은 발로 헤엄치는 겨울 철새들
헤어지고 나서 보고파지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떠나와서 그리워지는
한 강물이 있습니다.
 
#군더더기
헤어지고 나서 보고픈 사람,
떠나와서 그리워지는 사람이
연인만이겠습니까?
이별하고 난 뒤에야 그때 하지 못했던
수없이 많은 행위에 대한 후회가
오승근의 노래처럼 '있을때 잘해'가 되는 것이죠.
떠나보낸 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
그리워하는 것이라면
그 그리움은 오롯이 감당할 수 밖에요.
 
주말입니다...즐겁게 보내시기를...

신승훈/오랜 이별 뒤에
https://www.youtube.com/watch?v=4oyz0UQUX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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