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628 2016.05.16 23:16
내소사에서 쓰는 편지
 
                          김혜선
 
 
친구여
오늘은 너에게 내소사 전나무숲의
그윽한 향기에 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너에게
내소사 솟을 꽃살문에 관한 얘기 를 해주고 싶다
한 송이 한 송이마다 금강경 천수경을 새겨 넣으며
풍경소리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냈을
누군가의 소명을 살그머니 엿보고 싶다
매화 국화 모란 꽃잎에
자신의 속마음까지도 새겨 넣었을
그 옛날 어느 누구의 곱다란 손길이
극락정토로 가는 문을 저리도 활짝 열어놓고
우리를 맞이하는 것인지
길이 다르고 꿈이 다른 너와 내가 건너고 싶은
저 꽃들을 바라보며
저 꽃에서 무수히 흘러나오는 불법을 들으며
나는 오늘 너에게 한 송이 꽃을 띄운다
 
#군더더기
내소사로 향하는 입구는 한 마디로 평온 그 자체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전나무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는 발걸음으로 향한
내소사 대웅전의 꽃살문양에
하나하나 새겨진 꽃잎 모양을 보고
친구에게 편지를 쓸 수밖에 없음을 표현한
시인의 시가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매화 국화 모란 꽃잎에 자신의 속마음까지도 새겨 넣었을
꽃잎에서 불법을 듣는다했다  이미 정화된 마음 가슴에
남는 오랜 친구에게 편지를 쓸 수밖에...
 
다비치/편지
https://www.youtube.com/watch?v=DKz6IjaMh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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