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500 2016.05.10 23:53
봄날은 간다
 
             허수경
 
사카린같이 스며들던 상처야
박분의 햇살아
연분홍 졸음 같은 낮술 마음졸이던 소풍아
안타까움보다 더 광포한 세월아
순교의 순정아
나 이제 시시껄렁으로 가려고 하네
시시껄렁이 나를 먹여살릴 때까지
 
# 군더더기
아무리 애달프게 불러봐도 소용없습니다.
호명하는 것이 안타까움보다 더한
광포한 세월이라면 얼른 보내야지요.
사카린처럼 달콤하게 스며든 상처는
남겨두셔도 좋습니다.
보낼 것 보내고 나면
세상 사는 것이 다 그저 그렇고 그런,
시시껄렁한 것에 목숨 걸고 살았다는 것을,
시시껄렁이 결코
시시껄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겠죠.
그나저나 여러분의 봄날은 어떻게 가고 있나요?
이승훈의 시처럼 "당신은 남고 봄날은 간다"
아니면 정일근의 시처럼
 "시들시들 내 생의 봄날은 간다" 어느 것입니까?
이향아의 시처럼 탈없이 가긴 가는가요?
갈 땐 가더라도
봄날이 가기 전에 이 곡은 한 번 듣고 갑시다.
 
장재희- 봄날은 간다
http://youtu.be/d6x2y-ALU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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