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547 2016.05.03 01:03
걷다
 
                    신광철
 
걷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과
동의어일지도 모른다
 
한 팔이 앞으로 가면 다른 팔은 뒤로 간다
한 발을 앞으로 내밀면
다른 발은 뒤에 남는다
두 팔의 어긋남과 두 발의 어긋남의
연속이 걷는 모습이다
 
그래, 어긋남의 반복이 삶이었구나
흔들리면서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구나
 
# 군더더기
또, 걷는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과
동의어일지도 모릅니다.
가끔 어긋나고 흔들릴지라도
사랑한다면 어느새
 같이 걸어가고 있을테니까요.
산보같이 느긋한 사랑이었다면
온갖 풍경들을 가슴에 담았을텐데
숨을 헐떡이는 전력질주만 고집하지는 않았는지요.
어긋남의 연속일지라도
제대로만 걷는다면 결국
삶도 사랑도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겠지요.
 
정민경&김보선 - 함께 걸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Gi_JvVG3R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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