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618 2016.04.20 23:22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군더더기
70년대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인 그는
고3때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여 쓴
'즐거운 편지'가 대표 작품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 중에 하나로 꼽히는 사랑,
젊은 날의 행복한 사랑과
끝내 이별할 수밖에 없는 아픔을
한 편의 시로 승화 시킨 이별시다.
추억 속에는 누구나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느껴 본 풋사랑이 있다.
마음에 고이 접어둔 애틋함으로
멀리서 바라만 보았던 화자의 마음처럼
땅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처럼 방황했던
그래서 가슴 아팠던 그런 날들이 있다.
 
소울스타 (SoulstaR) & 휘성 - 진짜 사랑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EAQJI3Lp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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