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목련을 싫어 합니다.
유영호
목련이 지고 있네요
새끼들 풀죽이라도 먹이려
바람 센 나물을 뜯어야 했던
어머니가슴처럼 멍이 든 채로
올망졸망 다섯 남매 데리고
넘어야 할 보릿고개 걱정에
봄이 오는 길목은
까맣게 타들어갔겠지요
잊지도 않고 오는 봄을 야속해하며
밤새 뒤척였겠지요
순백으로 태어났지만
시커먼 가슴으로 살다 가신 당신
해마다 이맘때면
까맣게 목이 메는 꽃송이에서
당신의 삶이 울컥거립니다.
#군더더기
순백으로 피었다가
처참한 모습으로 떨어지는 목련을 보면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의 삶이 생각납니다.
깨끗하게 태어난 삶이었는데
일생을 자식들 허기진 배를 채워줄 생각에
속이 타들어 가셨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