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451 2016.04.11 06:19
난 목련을 싫어 합니다. 
                                   
                         유영호
 
목련이 지고 있네요
새끼들 풀죽이라도 먹이려
바람 센 나물을 뜯어야 했던  
어머니가슴처럼 멍이 든 채로
 
올망졸망 다섯 남매 데리고
넘어야 할 보릿고개 걱정에
봄이 오는 길목은 
까맣게 타들어갔겠지요
잊지도 않고 오는 봄을 야속해하며
밤새 뒤척였겠지요
 
순백으로 태어났지만
시커먼 가슴으로 살다 가신 당신
해마다 이맘때면
까맣게 목이 메는 꽃송이에서
당신의 삶이 울컥거립니다.
 
#군더더기
순백으로 피었다가
처참한 모습으로 떨어지는 목련을 보면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의 삶이 생각납니다.
깨끗하게 태어난 삶이었는데
일생을 자식들 허기진 배를 채워줄 생각에
속이 타들어 가셨던
우리의 어머니들의 가슴시린 기억들...
 
우리내 삶은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양희은의 하얀목련
http://www.youtube.com/watch?v=yA7rrRD8e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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