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354 2016.04.04 23:53
안개, 그 사랑법
 
               홍일표
 
모를 것이다
못 박을 수 없고,
그물로 멈추게 할 수 없는
내밀한 흐름,
눈부신 보행을
허공에 떠다니는 금빛 은어떼의 나직한 연가를
상처 깊은 우리의 거리를 붕대로 동여매는 오늘밤
모를 것이다
어루만지는 손끝에서 피어나는 꽃망울을
가로수와 가로수의 거리를 지우는
그리하여 마을 전체를 치마폭에 감싸안는
눈물겨운 모성을
모를 것이다
우리네 골목길의 흉흉한 냄새와
온기 없는 손과 손을 적시며 흐르는
빛 고운 숨결을
그 은밀한 속삭임도
모를 것이다
 
#군더더기
사랑은. 명확하고 분명하게
수학의 공식처럼 될 수는 없지요.
집착하지 말라고,
안개는 자신의 모습처럼
사랑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움켜쥐려 해봐야
손과 손을 적시며 흐를뿐
내내 사랑의 눈부신 흐름도
그 은밀한 속삭임도 모를
그런 사랑은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
그 것은 책처럼 되지 않는 것같습니다.
 
배호/안개 속으로 가버린사랑
https://www.youtube.com/watch?v=zMbm6WX7e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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