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652 2016.04.04 00:32
가시
 
      이영춘
 
가시에 찔려 본 사람은 안다
그 생채기 얼마나 쓰리고 아픈가를
피 멍울멍울 솟아나는 진통을
한 사람의 독기 어린 혓바닥이
우리들 가슴에 얼마나 많은 피를 솟게 하는가를
 
가시에 찔려 본 사람은 안다
나는 또 얼마나 많이 남의 가슴에 가시를 박았을 것인가를
 
한 치 혓바닥에서 묻어나는 그 독기.
돌밭, 가시밭에 몸 박고 사는 엉겅퀴처럼 툭툭
불거진 가시가 얼마나 큰 암 덩어리였던가를
 
가시에 찔려본 사람은 안다
내 몸에 가시가 박혀 피 철철 흘리듯
남의 가슴에도 피 흘리게 하였을 것인가를
 
#군더더기
잘 못 쓴 글은 지우개로 지우면 그만이지만
한 번 뱉은 말은 다시는 담을 수 없는 것.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했다.
날카로운 말의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질러 본 적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동안 내 말의 가시로 상처를 준 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 시를 보냄니다.
 
버즈/가시
https://www.youtube.com/watch?v=AoVt7Qe9t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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