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방랑시인 0 2,561 2016.03.30 00:32
봄   
 
     김 기 택
 
바람 속에 아직도 차가운 발톱이 남아있는 3월
양지쪽에 누워있던 고양이가 네 발을 모두 땅에 대고
햇볕에 살짝 녹은 몸을 쭉 늘여 기지개를 한다
힘껏 앞으로 뻗은 앞다리
앞다리를 팽팽하게 잡아 당기는 뒷다리
그 사이에서 활처럼 땅을 향해 가늘게 휘어지는 허리
고양이 부드러운 등을 핥으며 순해지는 바람
새순 돋는 가지를 활짝 벌리고
바람에 가파르게 휘어지는 우두둑 우두둑 늘어나는 나무들
 
#군더더기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을 먼저 떠 올리는 봄은
만물을 생동감 넘치게 만든다.
꽃잎이 터지고 잎이 돋고
여인들의 옷차림에서 화사함을 느끼는 봄,
눈을 감았다 떴다하면서 졸고 있는 고양이,
잠에서 깨어나 몸을 쭉 늘여 기지개를 하는
고양이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모습이다.
새학기를 맞은 학생들, 새순 돋은 가지,
모든 것에 새마음 새뜻을 새기며
새로운 출발로 시작하는 봄은
우리들에게 변덕쟁이고 마술쟁이다. 
 
로이킴/봄봄봄
https://www.youtube.com/watch?v=k3-BDy55t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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