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 왔다가 고생만하고 갑니다

편집자 0 2,553 2012.09.09 23:39
어제, 오늘은 타우랑가에서 유학중인 한 학생의 부모님과 만나 일을 했습니다.
처음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나 여기 와서 너무 고생만하고 간다. 외국에 처음 나와봤는데 타우랑가 교민들에게 실망했고,  유학생들을 돈으로만 여긴다”며 하소연하셨습니다. 

다른 사람 말 옮기는 것이 하는 일 없는 교민들이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만 2일간 그분들과 나눴던 얘기, 소견을 정리해봅니다. 혹시 이분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만 더 많은 조기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경험담이 될 것 같아 소개합니다. 

현지 어학원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있는 타우랑가 신문사를 통해 등록하면 학비가 10% 할인된다고 주위에서 소개해 어제 저를 처음 만난 자리였습니다.  갑자기 화제가 그동안 겪었던 고생담, 일화 등을 흉금없이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오신지 3개월 채워가고 있고 처음엔 모텔에서, 그리고 교민 집 렌트에서 살다가 고생한 이야기, 그리고 마침내 학교 근처 키위 집 렌트로 옮긴 뒤였습니다.  어학원에 같이 가서 등록한 뒤부터 일입니다.

부동산에 가서 새 렌트집 수리 부탁하고, 학교에 학생비자, 가디언비자 신청서류 접수하러 갔습니다. 2주면 비자 만기인데  신체검사도 받지 않았고, 은행 계좌도 첨부하지 않았고,  게다가 가디언 비자 신청시 필수인 주민등록등본도 없었습니다. 몰랐다고 하면서 초기 정착 당시 일을 봐주던 한국 교민을 원망하셨습니다  오늘 예약한 병원에 가서 신체검사 받고 비자 만기일에나 겨우 신청서를 빠듯하게 접수할 듯합니다.

이 분들은 한국에서 유학원을 통해 오는 것보다 직접 학교와 연결해 오면 여러가지 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이웃집간에 서로 정보(?)도 주고 받고, 여기 머무는 학부모가 다른 애들 일도 학교 인터내셔널 선생님과 함께 처리하며 지내고 계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학교에 갑자기 그 동네 출신 한국 학생들이 늘어났고 인터내셔널 선생님 한명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애들 유학의 질은 결국 비용을 아끼려던 부모 자신들이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6개월 단기과정을 끝내는 학생들은 여름방학(12월)엔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학교에서 권고까지 한다고 합니다.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이 학교 인터내셔널 선생님이 한국에 유학생 모집 영업차 방문할 때도 유학생 어머님들이 한국에서 일 봐주고 교통편 제공하고, 그래서 그 동네 한국 아이들이 더 많이 이 학교로 몰리는 악순환도 되풀이 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만약 현지 사정에 좀 밝은 교민이라면, 유학 교육에 좀더 신경을 쓰는 교민이었다면 한 학교에 모두 등록시키는 것 보다  여러 학교에 한국 학생들을 분산시켜  짧은 유학기간 동안 최대의 효과를 각자 볼 수 있도록 배려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외화를 펑펑 낭비하는 철없는 유학생들 보다는 당연히 직접 몸으로, 맘으로 어떤 고생도 하실 준비를 단단히 하시고 실속 있게 유학하는 것은 참으로  존경스럽고 다행히 영어가 잘 되고 현지 사정에 밝아 혼자서 모든 일 처리 하신다면  별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도 잘 안되고 현지 사정도 잘 모르면서 위급할 때 교민들이, 한국인들끼리 좀 도와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시면 안 될 것입니다.  집을 렌트하면서 부동산 커미션 아끼기 위해(실제 뉴질랜드에서는 판매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합니다만) 길도 모르고, 집값도 모르고, 운전도 서투른데 무작정 길을 나서 헤메는 것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운만 믿어서는 안됩니다.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셔야 됩니다.      

타우랑가에 살고 있는 교민 중에는 먼 이국 땅에서 먹고 살기 위해 1년간 학원비 내며 영어를 배운 사람도 있을 것이며,  비싼 돈 들여가며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고, 발품 팔며 여기저기 찾아 다니면서 수집한 정보와 노하우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교민들의 귀중한 자산이며 어떤 이유로든 존중되고 보상 받을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서도 정보와 영어가 바로 돈이기 때문입니다.
   
새로 오는 교포들, 유학생들에게 교묘하게 사기치는 교민들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반대로 교민들의 이런 귀중한 자산을 빼내 개인적 사욕만을 위해 역이용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지난해 골프훈련팀에 모든 귀중한 정보를 다 제공하며 성심껏, 양심껏 뒷바라지 했더니 단물만 쏙 빼먹고, 인정과 계약 모두 배신 당하고, 신의도 무시당한 한 교민은 분통 터지고 혈압이 올라 잠도 안 온다고도 합니다. 제가 아는 정보를 누구한테나 절대 다 가르켜 주지는 말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정당한 거래, 투명한 계약이 선행되어져야 합니다.     

터무니 없는 한국 유학원 수수료가 부담스럽고, 현지에서 혼자 해결할 일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면 차라리 현지에서 좀 더 투자할 계획과 준비를 하십시오.  유학 초기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유학의 질 뿐만 아니라 유학생 본인, 부모님들의 고생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고생은 고생대로 다하시며 교민들 원망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당한 계약에 따라 도움 받을 일은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좋은 이웃도 만나고 아이들 유학도 보람 있어야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멋진 자연 풍광도 즐길 여유가 비로서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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