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칼럼>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 뉴질랜드 유학 생활 노하우 노트 (1)

편집자 0 5,202 2012.09.10 23:41
뉴질랜드로 영어 조기유학을 위해 출국을 앞둔 가족들, 또 뉴질랜드에 입국해서 막 외국 생활을 하시는 가족들과 만나 상담하다보면  여러 에피소드, 고민들이 줄줄 이어집니다. 

한국이라는 몸에 익숙한 공간과 시간을 떠나 먼 이국, 외국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앞서 여러 걱정이 많고, 어떻게 하면 외국에서, 뉴질랜드에서 보다 보람차고 행복한 유학 기간이 될 수 있을까 제안해보고자 합니다. 

타우랑가 카페 어느 회원님이 빌려주신 세계 베낭 여행객 인터뷰 책을 보다 기억에 남는 몇구절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여행 중에 흔하게 겪는 상황이겠지만 세계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모든 것에 정해진 가격도 없고,
택시기사에 따라, 물건을 파는 사람에 따라 바가지, 억지도 엄청 많고,
현대인들의 지성으로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어떻게든 여행 경비를 절약해야 되는 젊은 베낭 여행객들이 그 나라, 현지 사람들과 붙어 실강이를 하고, 왜 그러냐 이유를 따지며  서로 언성을 높이다가 결국 싸움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나라 사람들을 과연 존중하느냐,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라고까지야 할수는 없겠지만
그 장소, 그 시간까지 지속되는 오래된 현지 관습, 생활태도, 관행 등을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해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여행을 할 때 우리와 다른 것들, 다른 사고들, 다른 의견들을 보고 경험하고 하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으로 나와, 고생고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우리 한국 방식이 그 나라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또는  다른 나라 문화를 비하하기 위해서 여행하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한국의 우리 문화, 문명보다 덜 진화된, 덜 발달된 사회 구조와 생활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그 사회에서 행복하게, 그 사람들의 질서와 관습에 따라 편안하게 살아가는 현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약 그 나라가 한국과 같다면 왜 그 나라로 여행하고 싶어지겠습니까?

단순히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 경치와 관광지, 유적지를 주마간산식으로 쒹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이상,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가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되는 여행이라면,
또, 장기간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야 되는 상황이라면,
그 나라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먼저 그 나라 사람들, 그 나라의 방식을 존중해보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그 나라 사람들의 오래된 전통 생활 방식 중엔 분명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인 사태 해결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좀 더 눈을 크게 뜨시고, 마음을 열어 존중하고 포용하는 마음부터 갖게 되길 바랍니다.  

현대 사회에서 보다 빠르게, 보다 완벽한 것만이 살아남는 무한 경쟁이 있다면,
이런 전근대성 속으로.  어쩌면 삶이 지금보다 자연적이고, 원초적이었던 인간들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는 시간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공간 이동 뿐만 아니라 이런 시간 여행이라는 것도 가능한 뉴질랜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셔도 됩니다.

한국과 비교해서 분명 아직 덜 된 것, 비합리적인 것들도  많이 보입니다만,  
어쩌면 이 나라 사람들의 구식(old-fashioned)방식, 천천히, 차근차근 사는 생활 태도와 여유가 뉴질랜드가 갖는 참 매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엽기적일 때도 많고, 유머가 많다는 것은 나와 다름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사람들의 기본 품성이야 말로 이 나라의 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국인들이 뉴질랜드 와서 참 마음이 편한 것은 오히려 이렇게 아직은 전근대적 여유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은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사라진다고들 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은 무시하고, 나보다 잘난 사람들에겐 질시하고, 내가 크면서 갖게 되는 고정관념, 편견으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저울질하고, 자기 이익에 따라 약삭빠르게(시대정신에 맞게?) 변화하는 것만이 적자 생존의 방식이라는 현대 사회의 병이 혹시 나에겐 없는가 시험해보실 소중한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구 유러피안들의 개척시대에 현지 정착민 마오리들과 서로 존중, 합의하면서 국가가 성립된 뉴질랜드라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함께 존중되는, 정말 인간이 인간처럼 숭고하게 대접을 하고, 받는 나라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보다는 다름과 다양성을 더욱 높게 칭찬하는 곳입니다.

한국보다 넓은 땅에 뉴질랜드 인구는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깜깜한 야간에, 시골 도로를 여행하다 반대편에서는 차량이 하나 나온다면 우선 겁부터 나시겠죠?
그 상대방 차량이 헤드라이트 하이빔 불을 나한테 껌뻑껌뻑한다면 더욱 겁이 나겟죠!
게다가 빵빵~ 짧게 경적도 울리고 지나가면 뭔가 잘못된 것이 있나 온갖 걱정이 됩니다.
이유를 들어보면 - 이런 시간에, 이런 도로에서 사람을 만나서 "정말 반갑다"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은행에 가시면 손으로 하나씩 하나씩 돈을 세어가는 창구 직원들을 볼 때 정말 답답하고, 실수도 자주 있지만 
그것 또한  인간이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인정해주면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도 실수를 하는 인간이고, 그 사람도 실수를 할 수 있다고 허용해주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고 있어도, 20-30년간 그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성실하게 살고 계신 동네 늙은 할아버지를 
우리는 존경하게 됩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장비로,  손으로 뚝딱뚝딱 자동차를 수리하기 때문에 고치고 나서 다시 고장이 생긴다 하더라도 그 분께 단골로 찾아가면 되니까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돈이 한번 더 들게 되면 그 할아버지는 귀가하실 때 통닭 한마리 더 들고 가실 수 있고, 우리가 어려운 시간 쪼개서 그분을 다시 만나 친구로서 우정을 쌓을 기회도 더 생기게 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는 덤으로 배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조금 손해보면, 그 상대방은 조금 더 행복해진다는 제로섬 게임으로 볼 때 한번쯤 더 돈을 낼 때도 있고,
내가 좀 더 고생을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뭔가 해주고, 줄 것이 있다는 것에 어쩌면 더 큰 행복감이 밀려올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내가 지면서도 이기는 방법이 필요한 때도 있을 것입니다. 

별로 미안한 것도 아닌데, 왜 이 나라 사람들은 말끝마다 'sorry'를 하는지,
별로 고마울 일도 아닌데,  왜 이 나라 사람들은 말끝마다 "Thank you' 하나요? 물어보신 분도 계십니다.

나한테 부당한 일이 벌어졌고,  내 상한 자존심(내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상)을 기필코 회복하겠다고 덤벼들어  
내가 이겻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은 내가 겪은 것보다 더 큰 불행과 심지어 치명적 사태까지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수용할 수 있수 있느냐? 비합리적인 결과도 받아 들일 수 있느냐?
순전히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 나처럼 고생하면서 사니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안쓰러울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고맙고, 미안해야될 사람들입니다.
내가 갖고 있으면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뉴질랜드 타우랑가로 오실 땐 꼭 열린 마음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세계를 여행할 때 가장 필요한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줄 기본 자세와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한국 교민을 만나든, 같은 처지의 한국 유학생 부모님을 만나든, 또는 이해하기 정말 어려운 뉴질랜드 사람을 만나든
이런 열린 마음이라면 나에게  크게 힘들고, 고민스러운 날 적어질 것입니다. 

내 목표와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도 가능한 적은 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에게 영어 공부만 시키려 하시지 마시고, 어머님들도 시간 나는대로 영어도 배우시겠다 생각하십시요.  
뉴질랜드 사람들은 참 느리고, 더디고, 우리가 절대 이해 못하는 독특한 케미스트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오십시요.
이 나라만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들을, 그 사람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겠다 생각하시고 오십시요, 

내 방식대로 비교하고, 고쳐보겠다고 덤빈다면 다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마음 속 상처가 될 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해보는 시간이면 되겠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오십시요. 

뉴질랜드에 도착하신 뒤 생기는 "왜?" 라는 질문, 개인적 호기심, 교양에 대한 배고픔은 저희 능력이 되는한 이해를 돕도록 할 것입니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공부하신다면 더욱 반가운 모습이 될 것이고요, 

그저 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실 준비만 하십시요. 
더 행복하고 즐거운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추억을 만드는 기본 마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개만 끄덕끄덕하는 바보가 되라는 것으로 들리시나요?
저는 '불행한 선무당' 이 되는 것보단 '행복하게 웃는 바보'가 되는 것이 마음 편하고 좋습니다.  

뉴질랜드 타우랑가 유학원  양 현 택 
http://cafe.daum.net/tauranga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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