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칼럼> '세 종류의 사람' - 김기오 목사

편집자 0 4,400 2012.09.10 23:38
오랜 만에 타우랑가 한인신문이 배부된다는 소식에 마음속으로 기다려온 목마름이 조금은 해소되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타우랑가 한인신문은 뉴질랜드의 타우랑가에 살고 있는 한국교민들에게 작은 부분일지라도 타우랑가 교민들의 목마른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단비, 때로는 청량제 역할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사람이야기로 그려지고 채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사람이 문제이고, 또한 사람이 해답인 것이 우리네 삶의 애환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의 얼굴, 성격, 기질이 각각 다른 만큼 사람의 능력 역시 서로 다르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람의 능력에는 분명 편차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해 낼 수는 없다는데 서로 협력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혼자라서 좋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고, 더불어 일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할 수만 있다면 뉴질랜드 땅에서 이민자로서의 버거운 삶을 헤쳐나가는 우리 한국인들이 반목(反目)과 질시(嫉視)의 한계를 벗어나 어떻게든 서로 이해하며, 도우며, 협력하며 살아가야 한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 종류의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도 그 세 종류의 사람 중에 한 부류에 속하게 된다는 점에서 한번 자신과 교민공동체를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1. 탓하는 사람 

매사에 다른 사람 탓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일이 잘못되는 것에 대한 자기 책임은 없다. 자신을 희생자라고 떠든다. 그리고 "모든 게 당신 탓이야" 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책임회피에 능숙하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법정에 출두한 범죄자들은 자신이 오히려 희생자처럼 보이려고 하고, 아이들은 자기 부모를 비난하며, 경영자와 노동자는 서로를 비난한다. 우리는 불행, 또는 실패라고 하는 상황이 오면 그것을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자신은 비굴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2. 변명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는 않지만 모든 일에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다. 변명함으로써 어떤 실패나 실수도, 어떤 무책임도 정당화시키려 한다. 항상 변명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원래 내 방식이야" 라는 변명을 좋아한다. 

밴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변명에 능숙한 사람은 다른 어떤 것에도 능숙하지 못하다"라고 했다. 또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은 "모든 실패의 99%는 완벽하게 변명하는 사람들에게서 온다"고 말했다. 

우리가 자신의 책임감을 줄이면서 변명하면 할수록 그 인간 내면이 빈약해 보이고, 인간성이 초라해지고, 그나마 지닌 역량마저 의심 받게 되고, 나중에는 정말 능력 없는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변명하지 말자. 

3. 선택하는 사람 

이 부류의 사람들이 인생의 성공자들이다. 선택하는 사람들은 성공도 실패도 늘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다. 물론 본인 자신도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다스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삶에 대해 반응하고 조절할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며 또 조절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가장 위대한 자유란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라는 인물이 선택한 것을 보라.

◉ 히브리서 11장 24-25절(쉬운 성경) "믿음으로 모세는, 성장한 뒤 파라오 딸의 아들이라 불리는 것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는 잠시 동안 죄의 즐거움을 누리기보다는,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 고난 받는 것을 택하였습니다." 

모세는 파라오 딸의 아들이라 불리는 권세와 명예를 거절했다. 그리고 노예 민족에 불과했던 히브리인들과 함께 고난 당하는 길을 선택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었던 40년 동안에 자신이 버린 이집트의 부귀영화에 대해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다. 

선택할 줄 알고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것은 그만큼 성숙 하다는 증거이다. 인간이 태어날 때 하나님께서는 몇 가지 정해진 카드를 주신다. 남녀의 성별(性別), 부모, 환경, 나라와 민족 등 선택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조건 지워진다. 그러나 이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비난하는 자와 변명하는 자는 궁극적으로 실패자이다.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언어, 이방인이라는 우리의 열악함이 열등감으로 비하되지 않고, 모든 일에 대해 대한민국인의 민족적 자긍심과 하나님을 신앙하는 믿음으로 자신의 삶 앞에 주어진 상황들을 선택해 나갈 때 우리의 이민생활은 한결 의미 있고, 밝아질 것이다. 

그리고 결과의 성패(成敗)를 넘어 달라진 사람, 보다 나은 인생이 될 것이다.

<타우랑가 한인 장로교회 김기오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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